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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청말[靑馬]의 기개로 웅도경북의 미래를 열자”

2013년 12월 24일 [경북제일신문]

 

“청말[靑馬]의 기개로 웅도경북의 미래를 열자”

권영세 안동시장

ⓒ 경북제일신문

희망찬 새해, 2014년은 갑오년으로 “청말의 해”다. 갑오는 육십간지 중 31번째 간지로, 갑은 방위로는 동쪽을 가리키고, 동은 태양이 솟아오르는 곳으로 색으로는 생명의 탄생을 상징하는 청색이다. 띠를 나타내는 십이지 중 오(午)는 말이니 갑오년을 ‘청말의 해’라 한다.

말은 날쌔고 용감해 전쟁에서는 훌륭한 병기로 이용되었고, 평시에는 농사일을 돕는 동물로 사람과는 매우 친숙한 동물이다. 또 성질이 진취적이고 의기양양한 모습을 하고 있어 매우 신성한 동물로도 여겼다.

이처럼 박력과 생동감을 상징하는 말은 쭉 뻗은 체형으로 살아있는 생명력, 빠른 순발력, 힘찬 말굽과 거침없는 숨소리를 갖고 있어서 매사 강력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해 내년에는 국운이 왕성하게 되고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을 예견하는 덕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러한 말이 지닌 상징성은 ‘한국정신문화수도, 안동’의 자긍심을 지켜가고 있는 안동사람과도 매우 닮았다. 창조적이며 진취적이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안동양반들의 선비기질과도 잘 대비 된다.

안동은 우리 역사상 시대적으로 잘 갈무리된 다양한 문화를 지켜오고 있다. BC 57년 염상도사가 이 땅에 창녕국을 세운 이래로 우리 민족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민속문화에서부터 고려시대의 찬란했던 불교문화 그리고 조선시대의 유교문화로 이어지는 안동의 문화전통은 우리 민족 오천년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라 해도 틀림이 없다.

이러한 것은 안동사람만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기질(氣質)로 설명될 수 있다. 안동사람들이 지닌 기질은 오랜 세월동안 축적된 것으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고집하는 보수성과 자기 문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자신감에서 표출되는 개혁과 현실비판에 따른 혁신성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작용하여 이루어낸 전통이다.

안동사람들이 지닌 의리를 지키고 신의를 중시하는 기질은 유학을 바탕으로 한 학문연구와 양반의식이 빗어낸 결과이다. 주세붕, 우탁, 정몽주, 이숭인, 길재 등의 유학자가 이 지역에서 배출되어 성리학적 문화전통의 중심이 되는 영남사림의 줄기를 형성하여 농암 이현보와 퇴계 이황에 와서 완전한 형성을 이루게 된다. 그 후 퇴계의 학맥인 학봉 김성일, 서애 류성룡, 경당 장흥효, 갈암 이현일, 대산 이상정 등으로 이어지는 퇴계학맥은 자신들만의 학문적 세계를 넓혀 영남학파의 근간이 되며 안동사람의 기질로 축적되었다.

안동의 양반들은 벼슬길에 나아가기보다는 학문을 연구하고 덕성을 기르는 인격의 완성이 더 중요하다는 학자적 긍지를 지켜왔다. 선비가 지녀야할 덕목으로써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생활화하며 선비의 높은 도덕률로 양반의 체통을 지켰다.

그들은 대의명분을 따져서 이에 순할 수 있는 의리와 용기와 지조를 가지고 체면을 중요하게 생각하였으며 나아가서는 철저한 유교적 충효관으로 국가와 가문, 사회에의 공헌을 귀중히 여겼다.

안동사람들은 목숨과도 바꾸며 지켜온 자신들의 세계관과 이상을 그들의 자식으로 하여금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가르쳤고, 문중이란 공동체를 통하여 오늘날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이와 같이 안동사람들이 지켜온 대쪽같은 선비정신은 일제에 의해 나라를 잃게 되자 비분강개(悲憤慷慨)하여 분연이 일어나 항일의병활동과 애국계몽운동, 독립운동 등 구국활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안동출신 항일 의병에는 권세연, 김도화, 김흥락, 강육 등이 있었으며 협동학교를 설립하면서 애국계몽운동을 일으킨 석주 이상룡, 일송 김동삼, 동산 류인식 등은 상해와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벌렸고, 일본 천왕이 살고 있는 궁성에 폭탄을 투척한 추강 김지섭 열사와 민족시인 육사 이원록 등 수많은 독립투사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성지이기도 하다.

안동은 세계유산 하회마을에서 연행되는 선유줄불놀이와 하회별신굿탈놀이에서 보여주듯 양반들이 향유하는 지배계급의 문화와 피지배계급의 민중문화가 투쟁을 벌이기보다는 조화를 이루었으며, 유림이 나서서 노동운동을 전개하고 지주가 소작인회를 조직하여 소작투쟁을 벌이는 전무후무한 역사가 펼쳐진 곳이기도 했다. 양반과 상민의 대립과 반목은 별신굿이라는 장치를 통하여 공동체 속에 내재되어 있는 서로의 갈등을 해소하였으며, 자연의 섭리에 따라 순응하는 상생의 정신이야말로 안동문화가 지니는 장점이며, 안동사람들의 행동으로 실천하려고 했던 정신이며 가치이다.

이제 며칠 후면 힘과 건강의 상징인 말(馬)의 해가 밝아 온다. 2014년은 박근혜정부의 깨끗한 국가 리더십 확립과 본격적인 국정운영의 틀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해이자, ‘경상도 개도(開道) 70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은 해이고, 웅도경북의 역사와 전통을 우리 안동에서 이어가게 될 새 역사의 장이 펼쳐지는 원년이다.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꿈꾸며 도전하는 자만이 잡을 수 있고 이룰 수 있다. ‘여러 사람이 마음을 합치면 견고한 성을 만들 수 있다’는 ‘중지성성(衆志成城)’의 의미처럼, 시민 여러분들의 마음을 모으면 안동 발전을 위한 어떤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하면서, 갑오년, 청말의 해를 부푼 가슴으로 맞이하자.

경북제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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